<입시 마스터가 쉽게 알려주는 주간 이지레터>
합격하는 생기부 작성 꿀팁 & 서울대 수시 합격 최다 배출?
2021/12/22

 많은 분들이 생기부 작성에 있어서 '어떻게 차별화를 시킬 수 있을지',  '다 비슷해서 변별력이 낮은 게 고민이다' 같은 말을 합니다. 그럴 만도 한 게 공부하는 교과서가 크게 다르지 않고 같은 교육과정 속에서 수업을 듣고 학교 활동을 하니 그 속에서 차별성을 가지기 어려울 수밖에요. 하지만 잘 생각해보세요. 이렇게 주어진 환경은 모두 같지만 우리 학생들은 모두 달라요.

 

다들 다른 기질과 소실, 인성, 흥미를 갖고 있죠. 같은 수업을 듣고 같은 활동을 하더라도 생각이 다르고 문제의식을 느낀 부분도 다들 다릅니다. 기본적인 수업태도와 학업을 향한 자세도 다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기부가 남들과 비슷해서 고민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특성에 맞는 학교 활동을 찾지 못하고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했거나 학교에서 시키는 것만, 주어지는 대로 수동적으로 했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입시마스터가 나만의 독창성과 강점이 확! 눈에 띄는 생기부를 작성하는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생기부는 나만의 스토리를 디테일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학종은 성적이 아닌 기록으로 정성평가하는 전형입니다. 때문에 학종 합/불의 열쇠는 성적 같은 숫자가 아닌 ‘기록’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록’의 퀄리티를 좌우하는 것은 디테일입니다. 디테일이 훌륭하다는 것은 남과 다른 학생만의 강점을 생기부에 잘 드러냈다는 의미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 디테일이 좋은 생기부가 될까요?

 

이 숨은 디테일을 대부분 ‘스토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생기부의 스토리 만능은 아닙니다. 대학은 이미 굉장히 많은, 엇비슷한 스토리의 생기부를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반응하지 않고 자꾸 성적으로 방향을 틀게 되는 것이죠. 생각해 보세요, 개인마다 성향과 특징이 다르고, 보고 배운 것도 다릅니다. 같은 상황에서 학생들이 읽은 책 목록도 다르죠. 모든 게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근데 생기부 기록은 A, B, C 학생 모두 비슷비슷해요. 이 부분과 관련해 서울권 대학의 모 입학팀장님의 말이 떠오르네요

"추천도서가 대부분 거기서 거기이다 보니 남들은 추천하지 않은 책을 읽은 학생을 더 주의 깊게 보게 되더라"

 

2. 고민과 성찰이 먼저 필요해요

학종에서 말하는 잘 쓴 생기부, 좋은 생기부, 디테일이 살아있는 생기부란 "스스로 탐구하고 기획하고 활동한 모든 것이 인과적으로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 생기부"를 뜻합니다. 이를 갖기 위해서는 학교 활동 시간에 자신의 소질과 흥미를 깊이 살피고 이를 키워줄 수 있는 활동을 찾아서 자기주도적으로, 직접! 실행해가야 합니다. 수업이나 독서 또한 마찬가지,  많은 학생들이 디테일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학교 활동을 합니다. 마치 결승점이 없는 오래달리기 같죠. 고민과 성찰이 바탕이 되지 않는 활동을 하는 것은 상위권 대학을 노리기엔 역부족입니다.

 

3. 희망학과와 관련이 없어도 역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야

그러니 지금부터 시작해보세요. 자신의 특징과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이라면 뭐든 좋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 물리학과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모든 호기심과 관심을 온통 물리학에만 쏟을 것이 아니라 평소에 들어가고 싶었던 댄스 동아리나 그림 동아리를 해보면 어떨까요? 소질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흥미를 갖고 있던 분야이니 동아리 활동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체육, 예술 활동은 최상위권 대학들이 중요시 여기는 활동입니다. 건강한 신체와 창의적 감성을 갖고 다양한 교과, 비교과 활동을 성실히 해내는 모습에서 뛰어난 학업역량과 발전 가능성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학공학과를 지망한다면 요리 동아리는 어떠세요? 생기부에 요리 동아리를 선택하게 된 동기와 활동을 통해서 얻은 다양한 배움과 성장이 설득력 있게 기록되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자신만의 디테일 됩니다. 어떤 활동이든 나만의 색깔을 찾아서 디테일을 만드는 데 집중하세요.

 

4. 내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세요

특목고, 자사고와 일반고의 생기부 기록에서 디테일의 차이를 가장 잘 볼 수 있습니다. 일반고 학생들은 흔히 ‘특목고, 자사고’라서 선생님이 생기부를 잘 써준다고 불만을 토로합니다. 일정 부분 맞는 말이지만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차이점이 생기는 원인은 바로 학생 자신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특목, 자사고와 일반고 학생들은 학교 유형이 달라도 비슷한 교과서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수업에 임하는 태도와 자세에서는 큰 차이가 있죠. 비단 수업만이 아니라 창체, 독서활동 등 비교과 영역 활동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나는 현상입니다. '학교 활동을 잘해야 생기부에 잘 기록된다' 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학교 활동을 잘하려면 학업의지와 성취욕, 진로 계획 같은 ‘동기’가 있어야겠고요, 그리고 동기를 가지려면 먼저 자기 자신과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겠죠? 

 

자, 이제 자신을 돌아봅시다. 나는 과연 ‘나’라는 사람과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를 말입니다. 물론 특목, 자사고 학생들만 고민하는 학생들이고, 일반고 학생들이 모두 고민을 안 한다는 건 아니에요. 특목, 자사고 학생들은 고교 진학 시 진로 설계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런 경향이 강하다는 겁니다. 일반고 학생들이 못할 이유는 없어요. 오늘부터 달라지면 됩니다!

 

교과 비교과 활동 중에 학생이 가진 호기심, 호기심으로 인해 수행한 탐구활동, 거기서 얻은 배움과 성장, 그 과정을 자세히 담은 소감문 작성과 발표. 이 일련의 과정들을 담은 디테일한 기록이 과목마다 등장한다면?! 당신은 대학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학생이 될 수 있습니다.

 

5. 비판적 사고력이 뛰어나다

중요한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상위권 대학일수록 ‘비판적 사고력’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합니다. 비판적 사고력이 생기부에 다양한 디테일로 잘 묘사되어 있을 때 대학은 학생의 역량을 높이 평가합니다. 

‘비판적 사고력’은  탈고정관념, 논리력, 분석력, 추론 능력, 종합적 사고력, 대안적 사고력 등의 역량을 총칭하는 이름입니다. 따라서 비판적 사고력이 뛰어나다는 표현이 있다는 것은 앞의 6개 역량이 다 같이 뛰어남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 키워드는 각 교과 단원에 명확히 제시되어 있습니다. '교과단원별 최종 학습목표는 궁극적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하는 것'입니다, 라고요. 교과서 집필진은 최고의 전문가들입니다. 왜 하필 최종 학습 목표를 ‘비판적 사고력 함양’으로 적었을지 생각해 보세요. 심지어 대학에서 치르는 논술고사 평가 기준 역시 왜 비판적 사고력일까요? 

학종의 4가지 평가 요소인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 가능성, 인성] 등을 성장시키는데  최우선으로 필요한 역량이 ‘비판적 사고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나의 생기부에 '비판적 사고력' 이라는 키워드가 들어가 있는 꼭 확인해보세요!

이상으로 이렇게 남들과는 차별화된, 합격을 불러오는 생기부 만드는 방법을 알아봤는데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나'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자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언제나 올바른 길로 이끄는 입시마스터가 되겠습니다. 

 

 

입시 늬-우스🚀 : 서울대 수시 합격자

절반 이상이 자사고·특목고 출신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 48.8%는 과학고·외고·국제고·예술고·체육고 등 특목고 이거나 자사고·영재고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작년 46.6%에 비해 증가한 수치입니다. 

올해 서울대는 202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일반전형으로 2271명, 정원 외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 I로 120명 등 총 2391명을 뽑았습니다. 수시모집 총 선발인원은 지난해 2591명보다 200명 줄었고, 일반고 출신 합격생 비율은 46.7%로 지난해 48.3%보다 다소 내려갔습니다. 반면, 영재고 비율은 13.1%, 자사고 비율은 12.1%, 외국어고 비율은 9.2%, 과학고 비율은 6.1%로 지난해보다 모두 늘었습니다. 하지만 예술·체육고는 6.3%로 줄었고 자율형공립고도 3.7%로 감소했습니다. 참고로 국제고는 2.0%, 특성화고는 0.3%였습니다.

 

지역별로는 서울 748명으로 가장 많았고 광역시 636명, 군 113명 순이었고, 성별로는 남학생이 1331명, 여학생이 106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사고·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많긴 하지만 특정 학교가 마냥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일반고 출신 합격생이 46.7%로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학교에서든 최선을 다하면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수시 모집은 고교 3년 동안의 성적과 학생부를 주로 보는 만큼 교내 행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성실한 수업태도를 유지하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합격 '앞'담화 😆

선배들의 대입 스몰토크, 그런데 이화여대를 곁들인...

 

안녕하세요!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학부에 재학 중인 텔라입니다. 이번 칼럼에선 ‘공부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문학 책’ 3권을 소개 드리려고 합니다:D 제가 실제로 읽고선 수험생활에 도움이 되었던 것들을 골라보았는데, 이 책들을 통해 ‘나’에 대해 알아가면서 공부에 좀 더 열중할 수 있게 되어 좋았어요! 소개드릴 책들은 모두 인문학 분야여서 계열 구분 없이 생기부에도 기재할 수 있을 것이니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_^

 

① 달과 6펜스-서머싯 몸

“달을 동경하기에 바빠 발밑에 떨어진 6펜스도 보지 못한 사람” 『달과 6펜스』의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를 이보다 절묘하게 비유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는 본래 평범한 증권 중개인으로서 누구보다 사회적인 공동체 생활에 딱 들어맞게 행동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스트릭랜드는 사회적 지위, 돈, 가족 등 안락한 삶에 필요한 모든 걸 두고 훌쩍 떠나버립니다. 아무에게도 드러내지 않았던 예술에 대한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빈곤한 예술인의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분명 그가 선택한 길은 가시밭길일 것이 분명했으며 실제로도 그러했습니다. 그러나 예술가로서 가식 없이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한 스트릭랜드를 두고, 책의 서술자인 파리의 소설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기와는 관계없는 사실들 사이에서 그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만을 찾았다. 우주의 혼을 발견하고 그것을 표현해 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그 그림들에 혼란과 당혹감을 느꼈지만 한편으로 너무나 뚜렷이 드러나 있는 정서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왠지 모르게 나는 스트릭랜드에게 꿈에도 기대하지 않았던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억누를 수 없는 어떤 공감이었다”

 

소설가가 그런 공감을 느낀 건 인간은 억압받는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본능적인 욕구를 갖고 있기에, 마음 한구석으로 스트릭랜드의 삶을 동경하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6펜스의 세상(속세)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우리는 아마 원하는 것보단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 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한 많은 한국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회의감을 느끼는 부분도 바로 ‘왜 공부를 해야 하나’일 테고요. 저는 특히나 한참 입시제도에 회의감을 갖고 대학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이 책을 접하다 보니, 스트릭랜드의 삶을 동경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는 마음을 다잡고 이화여대 디자인학부에 현역으로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마땅한 달(목표)이 없는 상황에서, 제가 진정한 저만의 달을 찾아냈을 때 장애물 없이 다가가기 위해선 6펜스의 세상에서의 준비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결론지었거든요. 결과적으로 대학에서의 활동을 통해 점차 제 달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어떤 선택이 반드시 옳다고 할 순 없겠지만 여러분이 공부에 관한 회의감을 갖고 있거나 막연한 목표로 인해 지칠 때, 한 템포 쉬어가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 보았으면 합니다.  다만 이 글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선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의하며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_^

 

②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제목 그대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시기에 찾아 읽은 책입니다. 많은 경험을 한 어른이 깨달은 점들을 옆에서 나긋이 알려주는 느낌이라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공부하면서 마인드 컨트롤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문구들을 중심으로 소개해보겠습니다.

 

"세상에는 오르지 못할 나무가 너무나 많다. 곳곳에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 서 있다. 도전하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도 어리석지만, 오르지 못할 나무와 넘을 수 없는 벽에 매달려 인생을 소모하는 것 역시 어리석다. 모든 나무와 모든 벽을 오르고 넘어서야 행복한 삶, 성공하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게 적합한 나무, 노력하면 넘을 수 있고 넘는 게 즐거운 벽을 잘 골라야 한다. 그렇게 해야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을 후회 없이 즐길 수 있다" p.43

 

인터넷상에서 ‘초등학생 때는 당연히 S대 갈 줄 알았는데, 현실은...’와 같은 류의 한탄을 한 번쯤 접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실제로 저는 촘촘하게 짜인 대학 서열 한 칸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학생들을 참 많이 보았습니다. 저 또한 한참 공부만 하던 때엔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 상 지원서를 넣을 수 없을 듯한 학교들에 큰 자격지심을 느꼈었고요. 

그러나 세상엔 위의 문구처럼 정말 수없이 많은 나무가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분께 조언을 드리는 입장에선, 저에게도 따지고 보면 오르지 못한, 그리고 오르지 않은 나무가 정말 많고요. 하지만 그만큼 여러분과 저는 오른 나무와 넘은 벽도 수없이 많다는 사실을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물론 어떤 목표를 정말 달성하고 싶을 땐,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노력을 하고 거리낌 없이 도전해보아야 하고 분명 이룰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문구를 추가로 첨부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추천을 마무리하겠습니다:D

 

"열정과 재능의 불일치는 회피하기 어려운 삶의 부조리이다. 재능이 있는 일에 열정을 느끼면 제일 좋다. 그러나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일이기만 하다면, 재능이 조금 부족해도 되는 만큼 하면서 살면 된다. 경쟁은 전쟁이 아니다. 져도 죽지는 않는다. 이겨서 꼭 행복한 것도 아니다. 사람은 저마다 가진 것으로 인생을 산다. 가진 것이 많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니다. 적게 가져도 행복할 수 있다. 끝없는 경쟁 속에 살아야 하지만, 즐기면서 경쟁에 임하면 이겨도 이기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p.51

 

③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프란츠 카프카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는 『변신』으로 유명한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중 하나로, 원숭이가 인간을 모방함으로써 인간 사회에 편입하는 과정을 원숭이 스스로 보고서를 제출하여 풀어내는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빨간 피터’라 이름 붙여진 이 원숭이는 아프리카 해안을 자유롭게 누비는 원숭이 무리 중 하나의 평범한 개체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피터는 하겐베크 수렵 원정대에 의해 총상을 입고 그들의 증기선 내부 우리에 갇히고 맙니다. 생전 처음으로 출구가 없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빨간 피터는 차분한 관찰 끝에 우리 밖 인간들은 아무 방해를 받지 않고 걸어 다닌다는 사실을 파악합니다. 그렇게 침 뱉기, 파이프 담배 피우기, 독주 마시기 등 우리 밖 사람들이 자주 보였던 행동을 차례로 모방하였고, 마침내 사람들 앞에서 인간의 음성을 낼 수 있게 되면서 인간 사회로 뛰어들 수 있었습니다.

 

함부르크에 도착한 뒤엔 스스로를 가차 없이 내몰며 노력한 끝에 매일 저녁 쇼에서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쇼가 끝나면 연희나 학회, 흥겨운 모임에도 참가하고, 집에 돌아온 뒤엔 반쯤 조련된 암컷 침팬지와 밤을 보냅니다. 어찌 됐건 인간을 모방하여 출구를 찾겠다는 목표를 달성한 빨간 피터는 자신이 거쳐 온 진보는 출구로서 생존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보고를 끝마칩니다.

 

앞서 제가 소개한 『달과 6펜스』에선 인간의 열정과 삶의 의미가 주된 주제였다면, 이 작품을 통해선 사람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는 항상 공부를 하며 생각을 멈추지 않기에 인간의 특징 중 ‘이성’을 강하게 인식하고 인간을 동물과 쉽게 구분 짓고 마는데, 인간을 완벽히 모방하는 원숭이는 인간의 정의에 대해 심한 혼란을 불러옵니다. 이렇게 카프카의 작품은 항상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데 그것이 인간의 본질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입시에 한정된 좁은 시야가 확장되면서 좀 더 입시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작품인 듯해 추천작품으로 가져와보았습니다!

 

이번 칼럼은 소개하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다 보니 예상보다 길어지고 말았는데 부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상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텔라였습니다. 감사합니다:)